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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원장] 매일경제_"경찰 못믿어, 가족 해코지 당할라"…스토킹 신고 철회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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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1-12-22 13:00 조회 80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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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처벌법 시행 두달

피해자 가족 살해사건 여파
지난주에만 4건 신고 철회

반의사 불벌죄가 독소조항
오히려 피해자에 압박 요인
가해자 계속 찾아와 합의 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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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성 A씨는 1년 전에 이별을 통보한 전 남자친구로부터 집과 직장 근처에서 끊임없는 스토킹에 시달렸다. 전 남자친구 B씨는 A씨에게 "다시 만나주지 않으면 가족을 가만두지 않겠다" "직장에도 네가 어떤 사람인지 다 퍼뜨리고 함께 찍은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A씨는 지난 10월 스토킹 처벌법이 시행된 뒤 곧바로 용기를 내서 상담센터를 찾아 신고했다가 끝내 신고를 철회했다. A씨는 "최근 스토킹 피해자 가족이 살해 당하는 사건을 보고 나도 보호받지 못할 것 같아 두려워졌다"면서 "상담센터 직원이 끝까지 합의해주면 안 된다고 말하는데 협박을 이겨낼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올해 10월 스토킹 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두 달이 지났지만 가해자의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철회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11월 서울 중구 오피스텔 살인 사건에서 스마트워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했고, 지난 10일에는 이석준이 스토킹 피해자 가족을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여성계에 따르면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에서 지난주에 스토킹 처벌법으로 신고 의사를 밝혔다가 철회하는 사례가 4건 발생했다. 이 연구소에서 상담하는 신고 건수가 10여 건에 그치는 것을 감안하면 스토킹 피해자의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도연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장은 이날 "신고로는 충분하지 않고 스토킹 가해자와 합의해주지 않아야 처벌이 가능하다고 얘기하면 곧바로 고개를 젓는다"면서 "스토킹 범죄 특성상 가해자가 피해자의 주소, 직장 등 인적 사항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아 합의해 달라는 협박에 시달릴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성토했다. 여성계는 스토킹 처벌법에 포함된 '반의사 불벌죄' 조항이 피해자에게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반의사 불벌죄는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가해자를 처벌하지 않도록 하는 범죄를 일컫는다. 스토커가 감형을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합의를 강요하는 사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여성계가 입법 단계에서부터 '독소 조항'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최근 서울 강동경찰서가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던 40대 남성을 체포한 지 40여 시간 만에 풀어주는 사례가 있었다. 당시 경찰은 남성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피해자가 가해자에 대해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히면서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이다. 스토킹 처벌법에 따르면 흉기를 사용하지 않고 스토킹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지만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법조계는 반의사 불벌죄 조항을 악용하는 사례가 빈발하는 만큼 이제라도 법안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은의 변호사는 "스토킹 처벌법에 반의사 불벌죄가 적용되면서 피해자가 신고하고, 또 거기에 더해 합의해주지 않아야 처벌이 가능하도록 해 가해자 처벌 요건이 두 가지로 늘어난 셈"이라며 "스토킹은 반복적인 피해를 양산하고 중대 범죄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제정된 법인데 이러한 요건을 넣는 것은 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반의사 불벌죄는 폭행, 협박, 명예훼손 등에 적용하는데 주로 경미한 사건에 대해 피해자의 피해 회복과 화해에 초점을 두는 취지에 따른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스토킹을 연인 사이에 벌어질 수 있는 일상적 상황으로 보고 반의사 불벌죄를 도입한 것"이라며 "스토킹을 살인 예고로 보고 신고 단계부터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반의사 불벌죄 조항은 스토커가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협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출처] - 매일경제

[기사 원문] - https://www.mk.co.kr/news/society/view/2021/12/1169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