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센터

언론보도

홍보센터 언론보도

김도연 원장] 머니투데이_"사랑해서…" 끝나지않는 데이트 폭력...이래도 둘만의 문제 인가요?

페이지 정보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1-05-24 12:41 조회 1,143회

본문

# 20대 직장인 A씨는 지난해 3년간 사귀던 남자친구와 헤어졌다. 교제하는 동안 A씨의 삶은 악몽이었다. 저녁 7시쯤만 되면 전화해 어디냐고 물었고, 누구랑 있냐고 물었다. 인증사진도 요구했다. 말다툼을 하다 손찌검을 당한 적도 있었다. A씨는 "손바닥으로 세게 밀쳐 넘어지며 왼쪽 팔에 피멍이 든 적이 있었는데, 한여름 내내 긴팔을 입고 다녔다"고 털어놨다.

데이트폭력은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나는 탓에 피해자들은 신고조차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처벌을 강화하고, 별도의 데이트폭력 방지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내가 너 사랑해서 그래"…피해자들은 자책

 /삽화=뉴스1



지난 4월 서울 관악구에선 여자친구 주거지에 침입해 폭행과 협박을 한 20대 남성 김모씨가 구속됐다. 김씨는 한 다세대 빌라 3층까지 가스배관을 타고 올라가 창문을 통해 여자친구 집에 들어가선 흉기를 들이밀며 "너 죽고 나 죽자"고 협박했다. 김씨는 여자친구가 자신과 헤어지기 위해 도어락 비밀번호를 바꾸자 다른 연인이 생겼는지 의심해 침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데이트폭력 피해자였던 B씨(31) 역시 남자친구와 헤어지는 과정에서 데이트폭력을 당했다. 헤어지자고 말한 지 일주일쯤 지났을 때 B씨를 향한 남자친구의 집착은 시작됐다. B씨는 "집 앞에서 몇 시간이고 기다리고, 무섭다하면 '다 내가 너를 사랑해서 그렇다'고 말했다"며 "손목을 비틀거나 집에 들어가지 못하게 막은 적도 있었다"고 했다.

20일 경찰청에 따르면 데이트폭력 신고건수는 2017년 1만4136명에서 2019년 1만9940명으로 약 41%가 증가했다. 하지만 사귀는 사이에서 신고를 하기란 쉽지 않다. 한 경찰관계자는 "신고를 받고 가보면 앞서 이미 수차례 남자친구로부터 협박을 듣거나, 폭행을 당한 경우가 있다"며 "실제로 벌어지는 데이트폭력 건수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A씨는 '가스라이팅'도 당했다. A씨 남자친구는 5살이 많다는 점을 내세우며 "내가 알아서 할게", "나처럼 너를 챙겨주는 사람은 없다"는 말을 자주했다고 한다. A씨는 "나도 모르게 의존했다"며 "관계를 끊어내기 어려웠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폭력에서 벗어났다고 해도 고통은 지속된다. 김 소장은 "피해자들 대개가 우울증, 대인기피, 불안장애 등을 겪는다"며 "자신의 선택을 자책하며 (스스로를) 비난하고,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반의사불벌죄' 문제…데이트폭력 방지법 마련해야

 

데이트폭력 장면 /사진=JTBC <로스쿨> 화면캡처
 
하지만 법적으로 데이트폭력을 처벌하기란 쉽지 않다. 데이트폭력은 대부분 폭행죄가 적용되는데, '반의사불벌죄'에 해당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이 불가하다. 합의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 2018엔 '데이트폭력 삼진아웃제'가 도입되기도 했다. 삼진아웃제란 앞서 두 번의 데이트폭력 사건에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한 경우에도 세 번째 때는 정식 기소를 원칙으로 한다는 것이다.

가정폭력 특별법에 따라 경찰이 접근금지 조치 명령을 내리는 것도 불가하다. 가정폭력 특별법은 혼인 관계만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을 할 수는 있지만 법원의 판단이 필요해 최소 2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김도연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 소장은 "피해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두 가지"라며 "하나는 가해자 처벌이 약해서 보복 범죄에 노출될까하는 두려움이고, 두 번째는 피해자 보호가 부족한 점"이라고 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데이트폭력을 개인 간의 문제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며 "데이트폭력 방지법을 마련해 사회적 인식을 전환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삼진아웃제가 아닌 한 번이라도 더한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되면 즉시 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도 덧붙였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한 번 폭행을 하는 가해자는 또 다시 폭행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데이트폭력의 연쇄성에 대해 경고했다. 공 교수는 "범죄 특성 상 다른 폭력에 비해 피해자 본인이 나서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주변에 데이트폭력을 당하는 이가 있으면 설득하고, 적극 도울 필요가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기사원문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1052014415045577&outlink=1&ref=https%3A%2F%2Fsearch.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