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연 원장] 아시아경제_"연인끼리 그럴수 있죠" 치부…절 때린 남친, 안 잡혀 가네요[빨간불 여성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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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4-01-26 10:33 조회 671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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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여성대상 범죄 단죄 못하는 法
급증한 '데이트폭력'…구속 수사는 2%뿐
데이트 폭력 대부분 반의사불벌죄
2차 범죄 피해 예방 위해 구속수사 필요
지난 7일 남자친구에게 상습적인 폭력을 당했다고 호소하던 20대 여성이 부산의 한 오피스텔에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초 신고자는 A씨의 남자친구인 20대 남성 B씨로, A씨가 자신과 다툰 이후 오피스텔에서 떨어졌다고 진술했다. 유족과 지인은 B씨가 A씨의 자택 앞에서 13시간 가량 초인종을 누르거나 지속적인 폭행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B씨를 폭행과 협박 등 혐의로 입건했다.
최근 4년 사이 데이트폭력 발생이 급증했음에도 가해자를 구속 수사하는 비율은 전체의 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트폭력 대부분은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처벌 의사를 밝혀야만 처벌할 수 있는 범죄)'에 해당하는 폭행 범죄가 대부분인데, 그간의 관계를 고려해 피해자가 선처해주는 경우도 많고, 신고하지 않는 사례도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이후 스토킹 등 보복 범죄로 이어지기도 하는 만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2일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데이트폭력으로 검거된 피의자 수는 총 1만 3939명으로 2020년(8951명) 대비 55.7% 증가했다. 데이트폭력 범죄 신고 건수도 4년 동안 2만7000여건이 늘어나 지난해 7만7150건을 기록했다.
그러나 구속 수사를 받는 피의자 비율은 수년째 1~2%대에 머물고 있다. 2020년 2.3% 정도였던 구속 수사율은 2022년 1.7%로 하락한 뒤 지난해 2.2%로 소폭 올랐다. 지난해만 보면 검거된 데이트폭력 가해자 1만3939명 가운데 구속 수사를 받은 인원은 310명이다.
데이트폭력 상당수가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는 폭행과 협박 혐의인 점이 구속 수사율이 낮은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데이트폭력 피해 범죄 유형별로 보면, 폭행과 상해가 9448건으로 전체의 68%를 차지한다.
데이트폭력으로 심리 상태가 취약해진 피해자들은 가해자 압박에 못 이겨 합의하거나 신고를 취소하기도 한다. 김도연 데이트폭력연구소 소장은 "데이트폭력 가해자들은 경찰 신고 당일부터 피해자들을 상대로 협박과 회유를 일삼곤 한다"며 "피해자들은 심리적 무력감과 트라우마로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하기에 제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피해자가 처벌 의사를 밝혔음에도 가해자가 구속되지 않아 추후 대형 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 2018 년에는 동거녀를 상습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온 30대 남성이 한 달 뒤 동거녀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이 남성이 같은 해 3월 동거녀를 폭행하고 집에 불을 지르려 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도주 염려가 적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 남성은 영장이 기각돼 풀려난 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데이트폭력이 협박·살해 등 2차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잦기에 초장부터 엄정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한국은 데이트폭력이 연인 간에 생기는 문제라 판단해 심각하게 보지 않기 때문에 구속률이 낮다"며 "구속이 안 되면 실형을 받을 가능성도 작아진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미국 등 주요 국가는 데이트폭력이나 가정폭력에 대해 의무적으로 체포하고 구속하는 제도를 갖추고 있다"며 "한국도 데이트폭력을 반의사불벌죄에서 제외하고, 법 제도와 검찰의 재량에 맡기기보다는 의무적으로 체포·구속되게끔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영식 서원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도 "현대사회에서는 데이트폭력과 같은 관계성 범죄가 더 큰 범죄로 이어지거나 재발할 위험성이 높다"며 "피해자 입장에서 일생 생활에 어려움이 있을 정도의 데이트폭력이 발생했다면 경찰에서도 징벌적 차원에서 구속 수사에 대한 의지를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출처] - 아시아경제
[기사 원문] - https://www.asiae.co.kr/article/2024012213480989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