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연 원장] 조선일보_“날 더 행복하게 해줘” 서예지는 정말 가스라이팅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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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1-05-12 16:21 조회 1,560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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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서예지-김정현 논란으로 본 ‘가스라이팅 범죄’의 심리학
김정현은 2018 MBC 드라마 ‘시간’에 출연했다가 불성실한 태도 논란 끝에 중도 하차했다. 그런데 당시 김정현과 교제하던 서예지가 김정현에게 가스라이팅을 했다는 의혹이 최근 제기됐다. 둘이 연애 당시 나눴던 카톡 대화에서 서예지는 김정현에게 ‘(대본에서) 스킨십을 다 빼라’ ‘여자 스태프에게 인사하지 말라’ 등 이해하기 어려운 요구를 반복하고, 김정현은 이를 수긍한다. 실제 김정현 요구로 드라마 대본이 바뀌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예지 측은 ‘단순한 연인 간 싸움’이라고 해명했지만, 광고 업체들이 서예지와 계약을 해지하는 등 파장이 거세다.
가스라이팅(gaslighting)은 상대방의 심리를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판단력을 잃게 만들고, 이로써 타인을 통제하는 행위를 말한다. 일각에선 ‘중년 남성이 젊은 여성을 상대로 한 것도 아니고, 동년 여성이 남성을 가스라이팅하는 게 가능한가’라는 물음이 나온다. 서예지는 정말 김정현을 ‘가스라이팅’한 걸까.
◇“가스라이팅, 남녀 문제 아니야”
김도연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 소장은 “가스라이팅은 상대방의 행동을 통제하는 데서 시작해 통상 2개월 전후에는 언어 폭력으로 발전하고, 심한 경우 신체 폭력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가해자가 ‘네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으니, 넌 맞아도 된다'고 지속적으로 세뇌하는 경우 피해자는 이에 반항할 생각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가스라이팅을 통해 남자 친구를 극단적 선택으로 내몬 사례도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검찰은 지난 2019년 남자 친구를 신체적·정신적으로 학대해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한 혐의로 한국 국적 여성 A(23)씨를 기소했다. A씨는 우울증을 겪던 남자 친구 B(22·사망 당시)씨를 가스라이팅해 극단적인 선택을 종용한 혐의를 받았다. 외신에 따르면 A씨는 B씨에게 ‘그냥 죽어라’ ‘네가 사라지는 게 세상에 더 이롭다’ 등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두 달 동안 4만7000통이나 보냈다. 또 휴대전화 위치 추적 앱을 이용해 남자 친구를 감시하거나, 신체적으로 학대하기도 했다. 결국 B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예지-김정현 관계는 가스라이팅일까
서예지와 김정현의 관계를 가스라이팅이라 볼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카톡 대화 전문을 확인하지 못해 단언하긴 어렵지만, 그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얘기한다.
김도연 소장은 서예지와 김정현의 대화 중 다음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나로 인해 자긴 행복하지. 날 그러니 더 행복하게 만들어'(서예지). 이 대목은 서예지가 김정현에게 드라마 대본을 ‘로맨스 없게 수정하라’고 지시한 다음에 나온다. 김 소장은 “이는 데이트 폭력 초기에 흔히 나타나는 행동 통제 현상의 일종”이라면서 “상대방의 사적인 관계까지 통제하면서, ‘내가 당신을 좋아하니까 이러는 거야’라고 스스로 정당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동귀 교수는 “가스라이팅 초기에는 피해자도 가해자도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할 수 있지만, 이 관계가 지속될 경우 피해자의 인격과 사회관계가 완전히 파탄 나게 된다”면서 “사랑이라는 단어로 모든 행동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걸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조선일보/ 유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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